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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박물관 착공 전부터 '흔들'…데이비드 이 회장 이사직 사임

미주 최초의 한인 역사관이 될 한미박물관의 개발 계획을 주도해온 데이비드 이 회장이 박물관 이사직에서 돌연 사퇴했다.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박물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이 회장은 지난주 본지와 통화에서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최근 이사회에 전했다"고 밝혔다. 사의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 회사의 여러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한인 최대 부동산 개발운영업체인 '제이미슨 프로퍼티'의 대표다. 이 회장의 설명대로 제이미슨은 최근 LA한인타운을 중심으로 25건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 회장의 사임에 대해 박물관의 윤신애 국장은 "아직 이사회에서 공식 의결되진 않았다"면서 "설사 통과된다 해도 이사 한 명의 사퇴로 박물관 전체 계획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박물관의 향후 개발과 운영에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부동산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박물관 이사진에 합류하면서 당초 단독 건물로 추진되던 박물관을 '아파트+박물관' 형태로 지어 향후 운영자금을 확보하자는 변경안을 내놓았다. 완공 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 이 회장의 제이미슨사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박물관 내부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물론 건축계획 변경 과정에서 한인커뮤니티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박물관 입장에서는 반대를 무릅쓰고 '아파트+박물관' 계획을 추진할 수 있었던 동력이 이 회장이었던 셈이다. 이 회장의 사임으로 당장 그 여파는 이사회 내부에 미칠 전망이다. 박물관 이사회는 당초 8명으로 시작했으나 지난해 권정자 이사가 사망하고 새해 들어 이 회장까지 사퇴하면서 6명으로 줄었다. 이사회 내부의 어려움과 맞물려 박물관 건축도 늦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착공이 3차례 지연됐다. 2016년 9월에서 2017년 봄으로 1차 연기됐고, 2017년 연말 착공 예정이라고 공지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그동안 박물관 측은 공사 지연은 물론 후원금 모금 내역 등 건축 진척 상황에 대한 공지에 소홀했다. 현재까지 공식 발표 행사는 기자회견(2015년), 기금모금 만찬(2016년)에 그쳤다. 박물관의 윤 국장은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이사회의 잘못이 아니라 그 역할을 못한 내 책임"이라며 "직원이 없어 사실상 혼자 일하고 있어 다 챙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축 지연에 대해서는 "시정부의 건축 허가 최종 승인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절차를 앞당기기 위해 최근 '림넥서스(LimNexus)' 로펌을 고용해 시정부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회장 사임에 따른 향후 계획으로 "이사진을 최대 15명까지 충원하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8-01-22

한미박물관 또 쪼그라들었다…시정부 제출안서 면적 20% 줄여

미국 최초·최대 규모라는 한인 역사 전시관인 한미박물관이 '아파트+박물관' 형태로 추진되는 가운데 박물관 전용 면적이 또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도 설계 과정에서 한인사회 의견 반영 절차나 적절한 설명이 없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미박물관측이 지난해 LA시정부에 제출한 건축계획검토서(Site Plan Review)에 따르면 박물관 면적은 2만9000sf(스퀘어피트)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 박물관측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도면의 박물관 활용면적 3만6000sf에 비해 약 20% 쪼그라든 수치다. 박물관 단독 건물로 지으려 했던 1차 계획의 전체 면적은 1, 2층과 옥상까지 합해 최대 7만8000sf였다. 이와 비교하면 박물관 크기는 37%로 크게 줄었다. 박물관이 작아진데 반해 박물관 운영예산 마련을 위해 '붙여짓기로' 한 아파트 면적은 6만9000sf에 달했다. 박물관 면적의 2.4배다. 크기만 따진다면 원래 건축 목적이었어야 할 박물관이 아파트 부속건물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박물관측은 이 설계도를 지난해 8월 시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현재까지 6개월간 박물관측은 한인사회에 면적 축소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의도적 은폐가 아니었다해도 한인사회에 적절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됐다. 박물관측의 일방적 사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차 계획안이었던 2층 단독 건물을 '박물관+아파트'로 임의로 변경했음에도 밝히지 않았다가 본지 보도2015년6월4일 A-1면>로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었다. 현재까지 수정된 박물관 계획안은 7층 아파트+박물관이다. 온전히 박물관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은 1층 뿐이다. 2층부터는 아파트와 공간을 공유한다. 3층부터 7층까지는 남쪽과 서쪽 2개면에 'ㄱ'자 형태로 아파트 건물을 붙여 올린다. 해를 넘기면서 착공은 또 연기됐다. 2016년 9월에서 2017년 봄으로 처음 늦춰졌고, 2017년 연말 착공한다고 다시 공지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이 세번째 지연이다. 물론 착공이 연기된 자체는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시의 인허가 절차나 건축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면 늦출 수 있다. 하지만 공사 지연에 대한 해명이 없고, 진척 상황에 대한 발표도 없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8-01-10

한미박물관 착공 또 연기…"올 연말 공사시작 목표"

미국 최초의 한인커뮤니티 역사 전시 및 연구기관인 한미박물관의 착공이 또 연기됐다. 한미박물관측은 13일자로 후원자들에게 보낸 2017년 상반기 결산 서한에서 "올해 연말 착공해서 2019년 초반 완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지했다. 착공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 보낸 서한을 통해 당초 목표한 2016년 9월에서 '2017년 봄'으로 한차례 늦췄다. 착공 시기가 1년 이상 지연됐음에도 박물관측은 완공 시점은 예정대로 '2019년 연말'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완공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건축 지연 배경 중 하나로 박물관 측은 인허가 절차를 꼽았다. 서한에서 박물관 측은 "현재 허가 공정은 95%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물관 측은 지난 3월 서한에서도 "95%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수개월간 제자리걸음을 해온 셈이다. 그외 공사 지연 배경으로 ▶시정부와 부지 리스 계약 마무리 작업중이며 ▶환경 보고서 작성도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서한과 마찬가지로 이번 서한에서도 현재까지 모금된 총 기부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정부가 약정한 350만 달러 기부금 중 첫 기부액이 공사 1단계 기금으로 올해안에 승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1년 이사회가 조직되면서 추진된 한미박물관 건축은 모금 부진과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20여 년간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2013년 LA시가 6가와 버몬트 애비뉴의 시영주차장 부지를 연 1달러에 50년간 임대해주기로 결정하면서 한인사회 오랜 숙원이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졌다. 그러나 2년 뒤인 2015년 박물관측은 당초 2층 단독 건물이었던 건축안을 '아파트+박물관'의 형태로 변경해 논란을 빚었다. 아파트 렌트비로 박물관 운영예산을 마련하려는 자구책이었지만 단 한차례 공청회도 없이 소수 이사들만의 의견으로 결정해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또 아파트를 붙여 지으면서 박물관 활용면적은 초안에 비해 40% 감소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7-07-17

한미박물관 '지각 착공'…목표보다 6개월 이상 지연

미주한인사회 오랜 숙원인 한미박물관 건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한미박물관측은 2일 우편으로 발송한 후원자 보고서에서 "올 봄에 착공해 2019년 초에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물관 측이 당초 목표한 착공시기인 지난해 9월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된 것이다. 그 배경에 대해 박물관측은 '건축 및 설계와 관련된 시정부 허가 절차'를 꼽았다. 보고서에서 "허가 관련 공정을 95% 마쳤다"며 "수개월내로 최종 승인을 받아 곧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인사회내 적절한 논의 절차 없이 변경해 논란이 됐던 '아파트+박물관' 형식의 건축 디자인도 일부 수정됐다. 박물관 측은 "옥상 정원을 다시 디자인해 최종 설계안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또 건축기금 모금 진행상황도 일부 공개했다. 박물관측은 "지난해 7월21일 열린 기금모금 만찬을 시작으로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1단계 건축에 필요한 기금의 75%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모금된 총 기부액과 단계별로 필요한 공사비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물관 측은 "관련 추가 계획들은 4월 초 한인사회 오찬 행사를 열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7-03-06

'역사' 빠진 한미박물관 만찬행사

미주한인 이민사를 담겠다던 한미박물관에 '역사'가 빠졌다. 21일 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윌셔호텔에서 열린 한미박물관 기금모금 만찬행사에 미주 한인 역사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초청받지 못했다. 250여 명의 초청자 명단에서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흥사단 ▶광복회 ▶3ㆍ1 여성동지회 등이 빠졌다. 특히 대한인국민회는 1909년 도산 안창호를 중심으로 조직된 미주 항일독립운동의 중추기관이자 초기 이민자들의 권익과 옹호를 대변했던 미주 이민사의 축이다. 권영신 이사장은 “후대에 역사를 전하겠다는 박물관이 도산의 유지와 이민사를 계승해온 사람들을 외면한 것”이라며 “누구를 위한 박물관인지 묻고 싶다”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미박물관측의 '역사 단체'에 대한 홀대는 박물관의 역할이나 역사 의식의 실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날 만찬은 지난해 같은 날 건립안을 발표한 지 꼭 1년 만에 처음 열리는 공개행사다. 전체 한인 커뮤니티의 잔치여야 했지만 사전에 보도자료 한 장 내보내지 않았다. 지난 1년 간을 돌아봐도 박물관측의 커뮤니티 참여 유도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건립 진척 사안이나 의견 청취를 위한 설명회 역시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미박물관의 만찬은 4개월 전 열린 일미박물관(JANM)의 같은 행사와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박물관측은 행사를 위해 개최 5개월 전부터 웹사이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외부에 공지했다. 만찬에는 110여 개 기업과 단체가 후원했다. 일본계는 물론이고 미국 방위산업체 노스롭 그루먼, 아메리칸 항공, 유니언뱅크, LA카운티교통국, 잭인더박스 등 주류 대표 기업과 정부 기관까지 지갑을 열었다. 행사장인 보나벤처 호텔 연회장에는 초청인사와 평범한 '민초' 등 1200명이 만석을 이뤘다. 저녁 식사비는 도요타가 후원했다. 이날 일미박물관의 노먼 미네타(86) 이사장의 개회 연설은 이랬다. “혼란스러운 세상이지만 이세이(이민 1세)와 니세이(2세),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우리 정체성을 기록한 박물관의 존재 가치가 왜 중요한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6-07-21

한미박물관 '첫걸음'…1년 만에 공개 행사

미주 한인사회 최초의 한미박물관이 오늘(21일) 기금모금 만찬 행사를 개최한다. 건립안을 공개한 지 1년 만에 열리는 첫 공개 행사다. 한미박물관측은 이날 오후 6시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윌셔 호텔에서 만찬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허브 웨슨 LA시의장,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내정된 성 김 대사 등 주류 및 한인 사회 인사 250여 명이 초청됐다. 한미박물관의 케이 송 이사는 "지난 1년간 공사 허가를 시정부로부터 받는 작업을 해왔고, 거의 마무리됐다"라며 "만찬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후원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박물관의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는 홍명기 밝은미래재단 이사장에 따르면 전체 건립 예산은 3000만 달러다. 현재까지 약정된 기부금은 20% 정도인 600만 달러 정도다. 이 중에는 LA시정부가 약속한 건립기금 200만 달러도 포함됐다. 박물관측은 "만찬 행사에서 웨슨 시의장이 이 기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나머지 기부금 400만 달러는 거액 기부자 10여 명이 희사한 것이다. 한미박물관은 6가와 버몬트 애비뉴 남서쪽(601~617 S. Vermont Ave.)에 있는 현재 시소유의 공영주차장 부지에 세워진다. 2013년 시정부가 부지를 50년간 연 1달러에 사실상 무상으로 장기 임대하기로 결정하면서 건립이 본격 추진됐다. 한인사회 오랜 숙원이 해결되면서 기대가 높아졌지만 지난해 박물관측은 한인사회에 알리지 않고 부지의 용도변경을 신청해 비난을 샀다. 당초 2층 단독 건물로 세워질 예정이던 박물관을 '아파트+박물관' 형태로 바꾸면서다. 아파트 렌트비로 박물관 운영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단 한차례 공청회도 없이 소수 이사들의 결정만으로 강행돼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6-07-21

'주민 공청회·참여단체' 한미박물관에만 없다

한미박물관의 착공 예정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개 이웃 소수계 커뮤니티들도 나란히 랜드마크 건립을 추진중이다. LA한인타운 북쪽에 접한 글렌데일의 아르메니안 커뮤니티는 우리처럼 박물관 건축안을, 동쪽 이웃인 리틀도쿄는 종합체육관인 '부도칸(무도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3개 프로젝트들은 장소만 다를 뿐 외양은 여러모로 닮았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차이점 역시 확연하게 드러난다. 현재까지 공개된 랜드마크 추진과정을 나란히 비교 정리했다. <표 참조> ▶아픈 역사의 결실=3개 랜드마크는 각 커뮤니티에 단순한 건물 이상이다. 민족이 겪은 아픈 역사가 랜드마크의 필요를 낳았기 때문이다. 한미박물관의 건립이 본격 태동한 해는 4.29 폭동(1992년) 이듬해였다. 타인종들이 우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문화적 교두보'가 절실했다. 일본계에게 부도칸은 '40여년'의 숙원사업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 강제 수용된 재미 일본인들이 갇힌 공간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농구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유도, 가라데, 검도 등 일본 고유 무술을 전국으로 재확산하려면 체육관 마련이 시급했다. 아르메니안의 역사적 아픔도 크다. 지난해 아르메니아 대학살 100주년을 맞았다. 200만 민족이 희생된 잊을 수 없는 역사다. 그 기념사업의 일환이 박물관 건립이다. ▶구체화 시기.혜택 같다=3개 랜드마크의 또 다른 공통점은 부지다. 모두 시정부와 연 1달러에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무상 임대 혜택이다. 일본계가 2011년, 우리가 이듬해 부지를 받았고, 2년전 글렌데일시정부도 아르메니안계에 부지 임대안을 통과시켰다. 건물 면적도 거의 비슷하다. ▶한미박물관의 다른 길=역사적 아픔과 같은 혜택, 같은 크기로 출발했지만 현재 프로젝트의 추진상황은 서로 다르다. 우선 한미박물관만 단독 건물이 아니다. 한미박물관은 박물관 외관 남.서쪽 2개면에 7층 높이 아파트를 붙여짓는다. 한미박물관측은 "완공후 박물관 운영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박물관을 짓는 아르메니안 커뮤니티는 다르다. 박물관측이 홈페이지에서 밝힌 건축 지향점은 '아르메니안 역사와 민족을 알릴 커뮤니티 문화 캠퍼스'다. 부도칸 역시 현재 리틀도쿄내 치솟는 땅값을 감안하면 복합건물로 짓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이득이지만, 당초 건립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적힌 모토는 '모두를 위한 홈경기장'이다. ▶한미박물관에만 없다=이웃커뮤니티 랜드마크들이 지나온 족적은 비슷하다. '커뮤니티 단체 대거 참여 공론화→지역사회 공청회로 의견수렴→원안 변경→최종 계획 수립'으로 공식화된다. 부도칸 프로젝트는 거의 30년 넘도록 중단됐다가 2011년 부지 증여를 받으면서 다시 부활했다. 그 이후 리틀도쿄서비스센터, 리틀도쿄커뮤니티의회 등 대표 단체들은 따로 또 같이 매달 1~2회 공청회를 열어오고 있다. 당초 부도칸 디자인 원안은 지붕을 일본풍 기와로 올리려 했지만, 다른 인종들을 아우르자는 의견에 따라 공원화하기로 했다. 아르메니안박물관 역시 계획을 변경했다. 당초 부지는 글렌데일칼리지 건너편 주차장이었지만, 지역 주민과 재학생들의 교통 체증 유발 우려로 다운타운으로 옮겼다. 1, 2월 2개월 동안에만 8차례 공청회를 열어 찬반의견을 경청한 결과였다. 한미 박물관 역시 원안을 수정했다. 당초 단독 건물로 올려리다 '아파트+박물관'안으로 바꿨다. 하지만 변경 과정에서 참여단체도, 공청회 절차도 모두 생략됐다. 한미박물관의 착공 예정 시기는 가장 빠르지만, 아직까지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듣지 못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6-04-26

한미박물관 수장고 없으면 반환 어렵다

"보존 시급" vs "LA가 제자리" 다툼 1년 간 법정 싸움에 유물만 더 훼손 "한미박물관은 역사적 책임 느껴야" 대한인국민회 유물의 한국행이 결정되면서 보존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03년 발견된 2만여 페이지, 1만 여점에 달하는 유물들은 100여년이 지난 고문서여서 훼손이 심각했지만 관련 단체들의 이해관계와 명분 다툼에 휘말려 박스안에서 썩고만 있었다.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과 한미역사보존위원회가 한국행에 합의하면서 유물들은 13년 만에 비로소 그 가치에 걸맞는 대우를 받게됐다. ▶분쟁 배경·쟁점=분쟁 배경은 유물 보존이라는 '현실적인 대안'과 한인사회 정체성을 앞세운 '유물의 제자리'간의 다툼이었다. 2003년 발견 당시부터 유물들은 훼손이 심각해 하루 빨리 보존처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후 10여 년간 관련 단체들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이에 기념재단측은 2013년 8월 이사회에서 한국의 독립기념관으로의 이관을 전격 결정했다. 유물을 보존할 마땅한 수장고가 없는 상황에서 더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한국의 전문기관에 맡기자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그러나 2014년 9월 LA한인회관에서 열린 공청회를 시작으로 반대 여론이 본격화됐다. 당시 참석한 대다수의 한인들은 "한인사회의 소중한 자산들을 우리가 보관해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반발했다. 미주한인의 정체성과 뿌리교육의 중요성은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행을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USC 등 미국 대학에서 보존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한인사회의 유물을 미국의 사립대학에 맡기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행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었음에도 이에 반대하는 보존위가 조직돼 법정 분쟁까지 불사하며 맞섰다. 이후 1년여간 양측은 법정에서 팽팽한 다툼을 벌여왔다. ▶합의 의의=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측은 이번 합의에 대해 "양측 모두 윈윈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념재단측은 한인 대표 단체로서 연초부터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 큰 의의를 뒀다. 그러나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주 한인 독립운동가 선열들의 발자취가 담긴 보물을 놓고 후세들이 법정다툼을 벌였다는 비난은 면치 못하게된 상황이다. 양측은 이번 법정 투쟁에서 막대한 시간과 소송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유물 보존하게될 한국 독립기념관의 홍선표 박사는 "합의는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우리 유물 보존문제를 한인 사회내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 법정까지 간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념재단과 보존위 양측은 법정 싸움은 벌였지만 '유물의 시급한 보존 처리'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분쟁 때문에 유물들은 1년 넘도록 방치돼 더 훼손되고 말았다. ▶전망 및 남은 과제=유물의 보존 처리가 시급하다. 작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USC는 유물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스캔 작업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야 한국 독립기념관에서 본격적인 보존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에 간 유물을 반환받을 수 있느냐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양측의 3개 합의 문항중 마지막 문항은 반환 조건을 '수장고를 갖춘 박물관이 생기면'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건립 추진중인 한미박물관을 염두에 둔 조항이다. 그러나 한미박물관의 건립계획상 수장고 시설은 부실하다. 권영신 이사장은 "유물을 반환받기 위해선 한미박물관의 역할이 막중하다"면서도 "하지만 박물관이 그 역사적 책임을 깨닫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구현 기자

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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